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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가향 97

Lupicia - Sakurambo vert (루피시아 - 사쿠람보 베르)

작성시기 : 2018년 Lupicia Sakurambo vert 홍차버전 사쿠람보에 비해 유명세도 덜하고 맛도 좀 딸린다고 생각하는 차입니다. 가향도 똑같고 찻잎 외에 블렌딩 된 재료도 동일하지만 가향과 베이스의 조화가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끔찍하게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쨍하고 드센 가향을 다 잡아주기엔 베이스의 힘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레이프 후르츠 그린이나 츠가루 그린보다 조금 더 좋은 찻잎을 쓴 것 같긴 한데 찻잎이 좋다한들 사쿠람보 같은 화려한 가향을 감당하기엔 부족한 것 같습니다. 특별히 못났다기 보단 향과 베이스 간의 궁합이 안 맞는 느낌입니다. 급랭하면 향이 좀 죽어서 급랭 아이스로 마시는게 훨씬 낫습니다. 핫티도 아이스도 모두 맛났던 홍차버전에 비해선 좀 실망스러운 ..

녹차/가향 2023.11.22

Ronnefeldt - Pine & apple (로네펠트 - 파인 앤 애플)

작성시기 : 2017년 Ronnefeldt Pine & apple 상미기한이 얼마 안 남아서 따로 빼놨었는데 잊어버리고 있다가 발견한 차입니다. 이 녀석의 존재 자체를 잊고 있었던 저는 멍청입니다. 오래되어서 그런지 두리뭉실한 단향만 남아 있더군요. 굳이 이야기하자면 과일보단 가벼운 설탕시럽과 바닐라향이 나고 고소한 향이 감도는 녹차였습니다. 그러니까 구운 파인애플에 코코넛 칩을 뿌린듯한 느낌이었어요. 이게 원래 파인애플 + 사과향이라는데, 사과 부인은 진작에 집을 나가고 파인애플 혼자 남아 집을 지키다 고독사하기 직전에 발견한듯한 느낌입니다. 오래된 것 치고 녹차맛은 의외로 괜찮더라고요.

녹차/가향 2023.11.15

Lupicia - Kabosu vert (루피시아 - 카보스 베르)

작성시기 : 2019년 Lupicia Kabosu vert 루피시아의 오이타 한정입니다. 분고 레 반이 오이타의 온천물을 이미지화 한 녀석이라면 이 녀석은 오이타의 특산품인 카보스를 테마로 삼은 가향 녹차입니다. 예전에 단종된 만다린 오렌지 그린(온주밀감)과 비슷한 향이 나지만 이 쪽이 좀 더 달콤상쾌하고 향이 진한 편입니다. 시트러스류의 씁쓸한 느낌도 살짝 있습니다. 참고로 가향이 강하진 않습니다. 온주밀감이 맹탕보스였어서 상대적으로 진하게 느껴지는 것뿐이거든요. 마셔보면 물기가 많아서 새콤함이 적고 촉촉한 단맛만 남은듯한 귤향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귤이라고 하기엔 마시고 난 뒤 상쾌함이 강하고 마지막엔 우마미가 적당히 느껴집니다. 가향과 녹차의 조화가 좋고 녹차의 맛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녀석입니다..

녹차/가향 2023.11.14

다농원 - 쟈스민차 (Danongwon - Jasmine tea)

작성시기 : 2017년 다농원 쟈스민차, TB 지난번에 마신 재스민차가 정말 똥스러워서 비슷한 가격대의 이 제품도 전혀 기대를 안 했습니다. 하지만 이 차는 제대로 된 재스민차 맛이 납니다. 물론 고급지고 우아한 그런 향과 맛을 가진 녀석은 아닙니다. 하지만 녹차맛도 재스민향도 제대로 납니다. 종이맛도 적은 편이고 물 온도 신경 안 쓰고 무심하게 우려도 맛이 심하게 나빠지지 않습니다. 저가형 티백, 흔히 말하는 탕비실용 차라는 기본에 충실한 녀석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합리적인 맛에 마음이 푸근해지며 한국의 tea 산업계에 대한 나쁜 마음이 사르르 풀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녹차/가향 2023.11.10

Honest project - Jasmine tea (어니스트 프로젝트 - 자스민티)

작성시기 : 2017년 Honest project Jasmine tea, TB 티백인심이 참 야박합니다. 0.6g이라뇨. 다들 '종이컵에 드시도록 용량을 조절했습니다'라고 말했던 모 브랜드를 따라 하는 건지 국내 브랜드 중에선 티백 인심 후한 브랜드가 정말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3g 넣고 대용량이라고 광고하는 놈들도 웃기고요. 티백 양이 적다고 세 개를 묶어서 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한 번에 세 개를 다 우렸습니다. 그래봤자 1.8g이에요. 허접해 보이는 종이포장 때문에 우리기 전 부터 걱정스러웠는데 우리고 나니 걱정이 현실이 됐습니다. 재스민은 다 도망가고 종이맛 녹차가 나왔어요. 도자기 머그에 우려도 이렇게 종이맛이 심하게 나는데 종이컵에 우렸다면 끔찍했을 겁니다. 맛이 그냥 종이맛입니다. 시..

녹차/가향 2023.11.10

Lupicia - Aladin (루피시아 - 알라딘)

작성시기 : 2018년 Lupicia Aladin 아라비안 스타일의 민트티라고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 설탕을 넣어서 마시는 법도 추천하는 것으로 보아 세헤라자데처럼 모로칸 민트티를 변형시킨 차인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알라딘은 중국 출신이잖......) 변종이라곤 하지만 세헤라자데에 비해 꽤나 직설적인 민트녹차입니다. 페퍼민트향이 진한 편이긴 하지만 상쾌한 민트향에 비해선 맛이 상당히 부드러운 편입니다. 맛난 민트 녹차이긴 했지만 다소 평범한지라 굳이 알라딘이란 이름까지 붙여서 여름 한정판으로 나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라비안 스타일 뒷방 여름 한정 삼총사 중에서 제일 별로더라고요.

녹차/가향 2023.04.25

Lupicia - Lemon soda (루피시아 - 레몬 소다, 라무네)

작성시기 : 2018년 Lupicia Lemon soda 루피시아의 뒷방(...) 여름 한정 시리즈 중 하나인 라무네입니다. 이름의 유래를 생각해 보면(lemonade가 ramune로 와전) 영어 이름을 lemon soda로 표기한 게 틀린 건 아니지만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그냥 ramune로 표기하는 쪽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상표권 문제라도 있는 걸까요?) 라무네란 이름답게 라무네 냄새가 납니다. 라무네라는 일본의 음료수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면, 밀키스나 캔디바에 가까운 소다향인데 좀 더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납니다. 급랭으로만 마셔봤는데 가향과 녹차 맛이 섞이면서 오리지널 라무네보다 좀 더 상큼한 맛이 납니다. 루피시아 봉마르셰 한정품인 그린레모네이드에 바닐라 아이스크..

녹차/가향 2023.04.25

Adagio - Bahama breeze! (아다지오 - 바하마 브리즈!)

작성시기 : 2015년 Adagio Bahama breeze! 뭐야 이거... 맛있잖아!! 기분 좋은 달콤한 향이 돋보이는 가향 녹차입니다. 농익은 열대과일에 캐러멜라이징 한 설탕과 달콤한 향기가 나는 꽃 등등, 세상의 달콤한 것들을 모두 모아서 집대성한 것 같은 향이 납니다. 베이스가 엄청 맛난다기보단 향이 워낙 좋아서 아주 맛나게 마셨습니다.

녹차/가향 2023.03.22

Fauchon - Thé citron & bergamote (포숑 - 시트론 앤 베르가뭇)

작성시기 : 2020년 Fauchon Thé citron & bergamote 디톡스는 개떡같이 맛없었는데 이건 꽤 마실만 합니다. 달달한 꽃향에 시트러스 향이 더해져 있습니다. 포숑 특유의 향수삘이 완전 없진 않지만 아주 얌전하고 은근한 편입니다. 콘셉트가 시트론+베르가뭇이라 향수삘이 아예 없었다면 섭섭했을 텐데 이건 딱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만 살짝 들어가 있습니다. 베이스로 쓰인 녹차가 그다지 맛이 좋은 녀석은 아니라 향수삘이 너무 과했으면 우엑 소리 나왔을 텐데 적당히 균형을 잘 맞춘 것 같습니다. 레이디 그레이류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얼을 좋아한다면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차입니다. 베이스로 쓰인 녹차맛 자체는 루피시아의 얼그레이 베르에 비해 별로지만 루피시아의 얼그레이 베르가 워낙 터프한지라(....

녹차/가향 2023.03.05

Fauchon - Thé détox (포숑 - 디톡스)

작성시기 : 2020년 Fauchon Thé Détox 개인적으로 서양 브랜드에서 나오는 녹차 베이스 블렌딩들은 입에 안 맞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마신 쿠스미의 디톡스 시리즈들을 꽤 괜찮게 마신지라(녹차+마테 베이스, 과라나가 몸에 안 맞긴 했어도 맛은 괜찮음) 이놈한테도 기대를 좀 걸어봤습니다. 포숑의 디톡스는 민들레 뿌리가 들어가긴 하지만 함량이 미미해서 녹차 단일 베이스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상쾌한 블루베리 향이 나는 녹차입니다. 향은 달콤하고 개운하고 좋지만 녹차 자체는 미끌거리면서 씁쓸한 맛이 납니다. 맛없어요..... 기대를 안 했다면 '그럼 그렇지' 하고 넘어갔을 텐데 쿠스미 효과(?)인지 정말 유난히 맛이 없더라고요.

녹차/가향 202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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