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25년


오설록
무화과 쇼콜라 블랙티, TB
시큼함이 잔뜩 섞인 초코향이 납니다. 달달한 향도 상당하지만 이 독특한 시큼한 향기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초코향은 초콜릿이 아닌 오발틴 냄새 or 보리튀밥을 느끼한 준초콜릿으로 코팅한듯한 냄새로 느껴집니다. 새콤한 향과 느끼한 초코향 덕분에 제주도 면세점 백년초 초콜릿이 생각납니다.
2TB, 300ml, 2분, 찻물에선 향이 누그러들면서 살짝 가라앉습니다. 새콤한 향이 여전히 있긴 하지만 그윽하고 향기로운 분위기로 그럭저럭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과일보단 화장품이 더 생각나는 향이기도 하고, 무화과라는 소재가 딱 떠오르는 향기도 아닙니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포인트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론 오설록이 표현한 무화과 파트는 마음에 듭니다. 문제는 느끼한 초코 파트입니다. 느글느글한 초코향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초코 가향이 아닌 카카오 닙스에서 올라오는 향기였습니다. 카카오 닙스의 구수함과 느끼함이 공존하지만 느끼함 쪽의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도드라집니다. 카카오 닙스가 이렇게까지 느끼하기도 쉽지 않은데, 꼴을 보아하니 찻잎이 근무태만 중인 것 같습니다. 마시기도 전에 맹탕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의외로 아주 맹맛은 아닙니다. 물론 차는 맹맛이지만 부재료들이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어서 그런지 맹맛은 면했습니다. 달짝하고 새콤한 맛 + 견과류 풍미가 올라올 때쯤 훅 치고 들어오는 느글느글한 맛 + 텁텁함으로 마무리, 맹맛이 아니라고 했지 맛이 있다고는 안 했습니다.
친구를 잘못 사귄 것 같습니다. 모지리 홍차 + 소심한 후발효차 듀오가 사방에 느끼느끼 플러팅을 뿌리는 카카오닙스를 친구로 받아줬는데 카카오닙스가 그룹 내 주도권을 다 가져가면서 홍차는 완전 공기 + 후발효차는 부하 1이 돼버린 느낌입니다. 차맛이 좀 더 또렷했다면 카카오닙스의 느끼느끼 플러팅을 막아줬을 겁니다. 오설록은 대체 인도에서 어떤 홍차를 주어오길래 꾸준히 노맛 모지리만 데려오는 건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쯤 되면 노맛 인도산 홍차가 오설록의 시그니처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얘네 행보 + 국내 홍차 시장을 보면 의도한 거라고 봐도 무방할 듯)
일부러 아주 장시간 (티코지 씌우고 방치) 우려 봤는데 오히려 이 쪽이 낫습니다. 홍차와 후발효차가 살아납니다. 쌉싸레한 맛이 올라오긴 하지만 카카오닙스에서 나오는 초코풍미와 어울려서 그런지 크게 거슬리지 않습니다. 환골탈태 수준으로 맛있게 변하는 건 아니지만 2분짜리보단 차맛이 느껴져서 좀 더 마실만 해집니다. 씁쓸시큼텁텁한게 맹맛보단 낫거든요. (마롱 글라세는 오래 우려도 베이스가 나아진다는 느낌이 없었던걸 보면 홍차는 여전히 노맛이고 카카오닙스와 후발효차가 인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정신 차리는 것 같습니다.)
마롱 글라세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오설록의 홍차 베이스 블렌딩은 예나 지금이나 노맛입니다. 이쯤 되면 루피시아의 베트남엽처럼 오설록의 홍차도 지뢰 탐지기 반열에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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