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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설록 - 바닐라 허니 블랙티 (Osulloc - Vanilla honey black tea)

조이드 2026. 1. 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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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25년

오설록
바닐라 허니 블랙티, TB

 

바닐라향 시럽 물약 같은 냄새가 올라옵니다. 스테비아 특유의 향 + 합성 바닐라 향 + 차향이 뒤섞여 있는데, 안타깝지만 기분 좋게 다가오는 향은 아닙니다. 


2TB, 300ml, 3분, 찻물에선 물약 같은 느낌이 많이 빠지고 한층 자연스러워진 바닐라 향이 올라옵니다. 프렌치 바닐라 향이라는 오설록의 주장이 어느 정도 납득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독특한 점은 바닐라 가향이면서도 베이커리 가향에 가까운 분위기가 난다는 점입니다. 바닐라 향을 때려 넣은 커스터드 필링이나 파운드케이크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역시나 답니다. 스윗 허니 블랙티를 통한 선행 학습 덕분에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달긴 답니다. 스윗 허니보단 좀 덜 달긴 하지만 첫맛은 강렬한 스테비아 단맛 그 잡채입니다. 강렬한 단맛에 흠씬 두드려 맞고 나면 2차 공격으로 미끄덩한 질감이 습격하고 막타로 씁쓰레한 풀 맛이 올라옵니다. 베이스의 존재감은 실종 수준인지라 후반부에 느껴지는 약간의 바디감이 차맛인지 스테비아 특유의 씁쓸한 끝맛인지 알쏭달쏭합니다. 혼란한 맛입니다. 맛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맛이 없습니다. 소재 하나하나가 서로 어울리지 않고 다 따로 노는듯한 느낌입니다. 다양한 소재를 한데 묶기 위한 구심점으로 바닐라와 스테비아를 때려부었지만 더 망해버린 느낌입니다. 

 

영국식 밀크티에선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녹은듯한 달콤하고 부드러운 바닐라 향기가 올라옵니다. 가향은 끝내주지만 맛은 그냥 그렇습니다. 여전히 스테비아가 도드라지는 데다 원래도 차가 돋보이는 녀석이 아니었던 탓에 맛도 밍밍합니다. 스트레이트보다 이질감이 적은 밀크티 쪽이 조금 더 낫긴 하지만 그냥 좀 더 마실만하다는 거지 제 입엔 여전히 별로입니다. 

 

개인적으로 스윗 허니나 바닐라 허니나 둘 다 별로였지만 그래도 꼽아보자면 스윗 허니는 스트레이트, 바닐라 허니는 밀크티가 좀 더 괜찮습니다. 두 녀석 모두 가향은 꽤 괜찮은 편이라 다른 차와 섞어서 소비하는 중이지만 스테비아의 거지 같은 존재감 때문에 셀프 블렌딩이 쉬운 편은 아닙니다. 초콜릿 풍미 + 쥐어짜내더라도 풋내가 적거나 아예 없는 차와 섞어서 급랭한 뒤 우유대신 크림을 넣은 아이스 밀크티로 마시는 게 제일 괜찮긴 했지만 오설록 하나 살리자고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어서 현타가 옵니다. 저 조합을 찾을 때까지 겪어야 했던 수많은 맛없음들에 눈물이 흐릅니다. 

 

블렌딩에 설탕이랑 당류 가공품 많이 쓴다고 오설록 욕 많이 했는데 스테비아 원투펀치를 겪고 나니 설탕 블렌딩이 선녀로 보입니다. ......사실은 이게 오설록이 의도한 목적인 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