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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ppu ochard - ゆず和紅茶 香 (벳푸 오차드 - 유자 일본 홍차 카오리, Yuzu Japanese black tea kaori)

조이드 2024. 12.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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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24년

Beppu ochard
ゆず和紅茶 香, TB

벳푸 오차드의 유자 일본홍차 카오리입니다. 로컬 재료를 사용한(오이타를 기준으로 넓게는 규슈 지역까지) 벳푸시의 관광 기념품으로 제조는 마루니야라고 하는 벳푸의 로컬 찻집에서 맡고 있습니다.

 

달콤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유자의 향긋상큼함도 있긴 하지만 달콤함에 좀 더 집중한 냄새가 납니다. 마치 한쪽에선 유자를 뭉근하게 끓이고 다른 한쪽에선 설탕을 캐러멜라이징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캐러멜화가 완전히 진행된 진하고 달콤한 냄새는 아니지만 설탕에 절인 유자라기엔 풍미가 진득한 편입니다. 홍차+호지차 베이스라 그런지 달달한 향이 강하고 더불어 시트러스 껍질 특유의 향긋한 페퍼리함이 살짝 묻어납니다.

 

2TB, 180ml, 2분, 찻물에선 향기로운 향이 올라옵니다. 달콤함도 약간 남아 있긴 하지만 향기로움이 훨씬 더 치고 나옵니다. 시트러스 껍질 특유의 플로럴함과 육계와 적후추가 섞인듯한 살짝 맵싸하면서도 향기로운 향이 피어오릅니다. 맛을 보면 새콤한 유자 맛이 상당히 올라옵니다. 건조 유자가 넉넉하게 들어간만큼 유자맛이 상당하지만 상큼달콤한 과일 느낌보단 산미 강한 홍차나 커피 같은 풍미로 다가와서 산미가 있는 홍차나 커피를 즐기지 않는다면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녹차 베이스에 비해 mellow 함이 적어서 산미가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향기는 호화롭지만 맛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더 파고들어 보면 얕은 바디감에 쌉쌀함과 입을 당기는 수렴성이 조금 느껴집니다. 블렌딩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단맛은 적고 earthy 함이 있는 홍차 + 캐러멜 풍미가 있는 라이트나 미디엄 로스트 호지차를 베이스로 쓴 것 같습니다. 바디감이 얕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냥 밍밍하진 않습니다. 거대한 유자 조형물을 받쳐주는 작지만 튼튼한 받침대 느낌입니다. 예쁘게 생기진 않았지만 뒷바탕 역할은 충실히 하는 베이스입니다. 찻물을 넘기고 난 뒤엔 향기로운 페퍼리함이 몰아칩니다. 

 

유자 대장님의 지휘 아래 홍차는 약간의 스파이스 향과 플로럴한 노트, 호지차는 약간의 캐러멜향과 가벼운 플로럴 노트를 담당합니다. 특별 취급품이 아닌 이상 일본 홍차도 한국 홍차처럼 맛이 그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얘도 그렇습니다. 다만 카오리(= 향기)라는 부제를 왜 박아놨는지 단번에 이해가 될만큼 향기는 좋습니다. 시트러스 + 약간의 스파이스 계열의 과일차 + 연한 홍차 느낌입니다. 홍차보단 유자를 더 강조한 녀석이라 과일차(당절임 X, 인퓨전 O)만 드시는 분들에게도 조심스레 추천해 볼 만 하지만 약간의 수렴성과 쓴맛도 절대 용납 못하는 초딩입맛이라면 연하게 마시거나 유자 녹차 쪽을 조금 더 추천합니다. 차갑게 마셔도 나쁘진 않지만 개인적으론 향기를 좀 더 잘 즐길 수 있는 핫티가 나았습니다. 완전 팔팔 끓는 물 보단 90도 정도의 온수로 침출하는 게 더 좋았고요. 한국의 유자병차와 비교 시음해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