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23년
Silver pot
Assam CTC second flush 2022 Goneshbari BPS
건엽에선 늙은 호박고지나 조청 따위를 닮은 달짝한 향이 올라옵니다. 5g, 300ml, 4분, 아쌈 특유의 달달한 고구마 냄새에 향긋한 향이 섞여 있습니다. 달달한 향이 우세지만 어딘지 모르게 향긋하고 산뜻한 풍미가 있습니다. 처음엔 껍질 안 깐 부사(사과) 같은 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사과라고 하기엔 좀 더 풋내 섞인 향이 납니다. 마치 딸기꼭지 같은 냄새라고나 할까요. 달짝하지만 물기가 많이 섞인 싱그러운 향이 달달한 고구마 냄새와 함께 올라옵니다.
바디감은 맑고 깊습니다. 달콤한 군고구마향 낙엽맛이라고 할까요. 달달한 향을 품은 적당히 쌉쌀하고 몰티한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맛이 엄청 찐득한 편은 아니에요. 마시고 난 뒤엔 향긋함이 입 안에 남습니다. 살짝 탑탑한 맛도 남긴 하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50g, 832엔)
밀크티 용 찻잎으로 추천하는 만큼 밀크티로 만들면 엄청 맛있습니다. 고소하고 진한 맛이 입에 쫙쫙 붙어요. 스트레이트로 마실땐 고기 곰탕 같은 찻물이었다면 밀크티로 만들면 뼈 곰탕 같은 느낌이 납니다. 마냥 달콤한 향만 나는 게 아니라 향긋함도 품고 있는 녀석이라 밀크티로 만들었을 때 향기도 매우 좋습니다. 우유의 유지방과 차향이 만나니 파파야 같은 달콤향긋하고 부드러운 과일을 추가한 듯한 향기로움이 느껴집니다. 로열 밀크티로 만들면 더 밀도감이 높아져서 꼬소하고 걸쭉한 기분(진짜로 걸쭉한 건 아님)으로 마실 수 있습니다. 영국식 밀크티든 끓여 만드는 로열 밀크티든 밀크티 용으로 좋은 찻잎입니다.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엔 둠니에 비해 호화로움도 덜하고 달콤찐득함도 덜해서 확연히 밀리긴 합니다. 하지만 착한 가격의 밀크티용 썸머 아쌈을 찾는 분에겐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브랜드에서 구입한 딤불라와 닐기리도 밀크티용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제 입엔 아쌈으로 만든 밀크티가 제일 맛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