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25년


Lupicia
Reveil
루피시아 나고야 한정입니다. 나고야 특유의 아침 다방 문화를 담아낸 차라고 합니다. 나고야 한정이지만 프랑스어 앓이 루피시아 답게 이름은 wake up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레베이유'입니다.
건엽에선 좀 텁텁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초콜릿보단 코코아 파우더라고 봐야 할 것 같은 초코 냄새에 원두커피 가루 같은 향과 달짝한 차향이 섞여서 올라오나 싶더니 약간 말린 고춧잎 같은 탑탑하고 맵싸한 향도 함께 올라옵니다. 5g, 300ml, 2분 15초, 커피껌을 코코아 파우더에 한 바퀴 굴린 것 같은 향이 올라옵니다. 대중화를 넘어 고급화를 향해 달리는 요즘 원두커피 냄새와는 거리가 먼 옛날(?) 원두커피 냄새가 납니다. 파마약 냄새나는 동네 미용실에서 줄법한 초콜릿 향이 살짝 섞인 드립커피 느낌의 가향입니다. 앞쪽의 커피 향도 예스럽지만 뒤쪽에서 올라오는 고구마 껍질과 고춧잎을 태운 것 같은 분위기의 차향도 예스럽습니다. 좋은 말로는 복고풍, 그냥 말하면 시골 동네 미용실 커피 느낌입니다.
일종의 아침차 콘셉트이기 때문에 맛이 강렬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맛은 생각보다 순합니다. 맹하다거나 바디감이 약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묵직한 스타일도 아닙니다. 가향 때문인지 첫맛은 커피, 전체적인 맛은 차, 끝맛은 다시 커피처럼 느껴집니다. 다만 후각이라는 게 금방 둔해지는 감각기관이다 보니 반절 이상 마시고 난 뒤부터는 그냥 초코향 나는 홍차로 느껴집니다. 식을수록 튀어나오는 텁텁함과 수렴성 + 빈 잔에 남은 커피 향 덕분에 마지막엔 복고풍 다방 원두커피라는 콘셉트를 지켜냅니다.
영국식 밀크티로 마시면 무지 평범해집니다. 인도엽, 케나엽 그것도 CTC지만 임팩트가 전혀 없습니다. 엉망은 아니지만 맛있지도 않습니다. 베이스는 다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우유를 겨우 받치고 있고, 향은 우유에 깔려서 숨만 붙어 있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이트가 훨씬 더 맛났습니다.
콘셉트 좋고 향과 맛도 평타는 치는 지역한정입니다. 비슷한 콘셉트의 그랑마르셰 한정 아쌈앤모카가 믹스커피라면 이 녀석은 복고풍 원두커피 쪽에 더 가까운 녀석입니다. 개인적으론 아쌈앤모카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입수 난이도란 측면에서 본다면 레베이유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