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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ccino - Dandelion turmeric (티치노 - 단델라이온 터메릭, 민들레 커피)

조이드 2025. 5. 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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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22년

Teeccino
Dandelion turmeric, TB

 

티백을 노랗게 물들인 강황 파워에 긴장했지만 냄새는 나름대로 무난합니다. 강황 특유의 삽쌀하고 매큼한 향이 살짝 올라오지만 이내 커피 향이 주도권을 잡습니다. 이 정도 강황은 누미의 강황 시리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1TB, 300ml, 5분, 찻물에선 몸이 풀린 강황이 날뛰기 시작합니다. 안심하고 있었는데 한방 먹었습니다. 커피 가향으로 무장한 티치노의 베이스 연합군(치커리, 민들레, 캐롭)이 뿜어내는 기세가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강황의 기세는 수그러듭니다. 강황의 천하통일은 물거품이 되고 연합군과 협상하는 결말이 나나 싶었지만 평화협정을 눈앞에 두고 새로운 세력인 감초가 등장합니다. 강황을 꼬셔서 판 뒤집기를 꾀하는 감초의 등장에 여태껏 중립국으로 버티고 있던 생강이 나서서 평화를 외치며 감초를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 난세가 잦아들고 평화가 찾아올까요?

 

개인적으론 강황보다 감초가 더 나쁜 놈이란 인상입니다. 강황 특유의 향과 풍미는 그냥 독특한 포인트로 치부할 수 있겠는데, 감초의 달큰한 단맛은 커피대용차라는 판을 엎어버릴 수 있을 만큼 위험합니다. 커피 가향이 죽도록 노력을 안 했다면 커피 바이브에서 한약 바이브로 변하는 건 한 순간이겠다 싶을 정도로 감초의 파괴력이 상당합니다. 한약을 먹어본 적 없는 양놈들이라면 모를까 한약 유경험자가 많은 동아시아권 사람들에겐 커피 냄새가 나는 이상한 한약맛 차로 느껴지기 딱 좋습니다. 마지막쯤 생강이 나타나서 약간의 매큼함과 깔끔함을 확 살려주며 감초는 제발 잊으라고 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포기할 뻔했습니다. 평화유지의 일등 공신인 커피가향과 생강에게 훈장 줘야 합니다. 

 

차갑게 마시는게 강황향과 감초맛의 풍성함이 떨어져서(....) 더 낫긴 하지만 어쨌든 제 입엔 민트와 함께 티치노 최악을 겨루는 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