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가향

Beppu ochard - マリンレモン緑茶 (벳푸 오차드 - 마린레몬 녹차, Marine lemon green tea)

조이드 2024. 12. 6. 18:50
반응형

작성시기 : 2024년

Beppu ochard
マリンレモン緑茶, TB

 

벳푸 오차드의 마린레몬 녹차입니다. 로컬 재료를 사용한(오이타를 기준으로 넓게는 규슈 지역까지) 벳푸시의 관광 기념품으로 제조는 마루니야라고 하는 벳푸의 로컬 찻집에서 맡고 있습니다.

 

마린레몬이 뭔지 몰라서 찾아보니 사이키(佐伯)시 특산품으로 쓴맛이 적고 향기가 좋은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바다에서 유래한 비료를 사용해서 유레카 레몬(Eureka lemon, ユーレカレモン )이라는 품종을 재배한 것에 마린레몬이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그러니까 결국엔 그냥 레몬 녹차인 것입니다(...)

 

마른 티백에선 뭉근하고 달달한 시트러스 향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뒤로 향기롭고 약간 매콤짭짤한 향이 납니다. 시치미에 들어가는 귤피와 초피 향기가 떠오르는 향이지만 달콤한 향이 좀 더 가득합니다.

 

2TB, 200ml, 2분, 엄청 맛난 냄새가 납니다. 녹차의 달짝 고소한 향과 레몬 껍질의 달달향긋 매큼상쾌한 향이 섞이니 레몬필을 살짝 얹은 무지무지 맛난 오차즈케를 앞에 둔 것 같습니다. 뭐랄까 엄청나게 맛있는 국물 요리 같은 향기랄까요? 닭을 베이스로 레몬그라스랑 카피르 라임잎을 슬쩍 넣고 적후추를 톡톡 얹은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마셔보면 고소하고 밀키한 녹차 맛이 쫘악 퍼집니다. 그리고 그 뒤로 산뜻하고 향기로운 레몬 향기가 올라옵니다. 우마미도 슬쩍 보이고 새콤한 맛도 살짝 있고 재미난 녀석입니다. 끝맛은 또 일본 녹차다운 싱그러움이 돋보입니다. 일본인이 하는 태국 음식점에서 나온 톰카까이(Tom Kha Gai, ต้มข่าไก่)를 한 숟가락 먹은 뒤 녹차로 입가심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레몬껍질이 가져다주는 약간의 새콤함 덕분인지 녹차의 부드러운 단맛이 극도로 강조돼서 매우 밀키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레몬필이 뿜어내는 향기로운 향이 더해지니 코코넛 밀크와 향신료가 들어간 태국 음식 분위기가 살짝 나는 것 같습니다.

 

루피시아의 하츠코이 같은 산뜻상큼한 분위기나 레몬 사탕이나 레모네이드 같은 느낌의 레몬 녹차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일보단 향기로운 요리(..) 느낌이 나는 녀석이거든요. 아이스로 마시면 산뜻상큼함이 좀 더 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입맛을 쫙쫙 당기는 핫티 쪽이 훨씬 더 마음에 듭니다.

 

카보스 녹차의 향기가 꽃다발과 향수라면 마린레몬 녹차의 향기는 식욕을 당기는 맛난 향기입니다. 시트러스다운 느낌과 과일 풍미가 나는 녹차를 원한다면 유자 녹차 쪽이 좀 더 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