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차류/보이차

Rishi - Vanilla mint chai (리쉬 - 바닐라 민트 차이)

조이드 2023. 7. 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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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15년

Rishi

Vanilla mint chai

건엽에서는 부드럽고 달콤한 민트향이 느껴집니다. 캔디케인이 떠오르는 향 너머로 고소한 냄새도 살짝 느껴지지만 보이차 베이스라 그런지 말라서 버석거리는 배양토 냄새도 살짝 올라옵니다.  (여기서 왜 우리집 화분 냄새가??)

 

리쉬의 권장법인 로얄밀크티 방식으로 만들어 마시기로 했습니다. 물과 우유는 1:1 비율이고 완성된 찻물은 300ml 정도 나옵니다. 설탕은 일단 넣지 않았습니다. 리쉬의 마살라 차이에 비해 수색이 굉장히 붉은 편입니다. 보통 밀크티에 다홍색 물감을 푼 것 같은 수색입니다. 색도 오묘했지만 찻물 향은 더 오묘합니다. 민트의 꿉꿉한 향과 보이차 향이 섞이면서 무언가 구리구리하고 약재스러운 향이 납니다. 마살라 차이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라는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물을 보니 '이걸 차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앞서 듭니다.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사는데 이 녀석을 앞에 두니 그게 잘 안 됩니다. 


향이 진짜 구립니다. 당장 하수구에 버리고 싶을 정도 구려요. 그래도 용기를 내서 한모금 마셔봤습니다. 어라... 맛이 잇네?? 굉장히 진하고 고소한 맛이 강하게 납니다. 마살라 차이가 진한 향신료 향에 비해 차맛이 상대적으로 약했다면 이 차는 향이 약한 대신(하지만 향이 구려서 파급력은 강함) 차맛이 진하고 맛있습니다. 뭐 따지고 보면 마살라 차이는 블렌딩에 찻잎보다 향신료의 비중이 많고 이 차는 그 반대이기 때문이겠죠. 블렌딩 된 민트는 화한 느낌을 줄 정도로 강하진 않습니다. 깔끔한 뒷마무리를 해주는 정도랄까요.  

 

홍차와 우롱차 베이스 밀크티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 납니다. 향은 좀 거시기하지만 색다르기도 하고 제 입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조금 마시다가 200ml 정도 남았을때쯤 설탕 한 알을 넣었습니다. 우아 정말 맛있습니다. 살짝 느껴지는 단맛이 잡스러운 향과 맛을 싹 정리해 줍니다. 후각세포가 무뎌졌는지 꾸리한 향도 처음보다 부드럽고 순하게 느껴집니다.

 

처음 올라오는 향만 잘 적응한다면 맛나게 마실 수 있는 차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보이차 베이스 밀크티라는 새로운 맛을 알게 해줘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