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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질리언 - 디저트 아일랜드 (Darjeelian - Dessert island)

조이드 2023. 5. 2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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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15년

다질리언

디저트 아일랜드

 

건엽에선 은은하고 부드러우면서 새콤달콤한 향이 납니다. 최근에 마신 베티나르디의 바나나베리보다 가향의 세기도 약하고 통통 튀는 발랄함도 덜하지만 이 차는 이 차대로 좋은 향기가 납니다. 둘 다 새콤달콤한 느낌의 가향이지만 180도 다른 느낌입니다. 좀 더 자세히 가향을 살펴본다면 파인애플과 설탕에 절인 상큼한 레몬청향이 가장 크게 두드러지고, 그 뒤를 이어 아주 부드러우면서 크리미한 단내가 돕니다. 순간 코코넛이 떠오르긴 했지만 아무래도 코코넛은 아닌 것 같은 부드러운 향입니다. 루이보스 특유의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핫티의 경우 건엽에서 나던 달콤상큼한 향이 은은하게 깔리고 그 위로 달콤하고 부드러운 레몬향이 올라옵니다. 레몬과 망고에 유크림을 아주 쪼오오끔 섞어서 만든 샤벳 같은 느낌의 향입니다. (유크림을 넣은걸 샤벳이라고 불러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찻물에서도 루이보스 특유의 향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빙그레 웃음이 나옵니다. 히비스커스를 섞어서 레몬맛을 만들어낸 차들은 많이 봤지만 이 차처럼 신맛이 전혀 없는데도 레몬맛이 나는 녀석은 처음입니다. 아니 신맛이 없는 레몬맛이니까 레몬제스트향기맛(?)이라고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실제로 민트맛이 나는 건 아니지만 민트가 들어갔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납니다. 레몬그라스가 섞인 건 알고 있었지만 레몬맛을 내주는 무언가가 더 섞여 있는 것 같아서 블렌딩을 찾아보니 '레몬 머틀'이라는 허브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레몬 머틀이라는 녀석이 레몬 느낌을 잔뜩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망고, 파인애플, 레몬이 뒤섞인 향기와 상큼한 레몬제스트향기맛의 총공격에 베이스로 쓰인 루이보스는 아주 저멀리 물러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차가 좀 식으면 루이보스 특유의 향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녀석들도 있는데 이 차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루이보스는 향이 아니라 바디감 정도만 잡아주고 있습니다.

 

냉침도 핫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시원하다보니 핫티보다 좀 더 개운하고 상쾌한 맛이 크게 느껴집니다. 

베티나르디의 바나나베리가 평면적인 차라면, 다질리언의 디저트아일랜드는 입체적인 차인 것 같습니다. 바나나베리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가향과 베이스 양쪽을 정성껏 세공하고 멋진 조화를 이끌어낸 디저트아일랜드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물론 기호식품인 만큼 취향에 따라 평가가 바뀔 순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