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24년
Black pearl coffee
Robusta arabica
호치민 공항 면세점에서 구매했습니다. 환승 시간이 길다 보니 라운지에 있는 것도 지겹고 결국엔 면세점 쇼핑을 하게 되더라고요. 우유에 섞어 마실 용도로 저렴하고 양 많고 맛이 강해 보이는 녀석을 골랐습니다. 구입 당시만 해도 베트남에 가본 적이 없었던지라 비싼 건지 싼 건지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베트남 면세점 가격대는 상당히 높은 축에 드는 것 같습니다.
다크 초콜릿 혹은 코코아 파우더 같은 분위기의 냄새가 납니다. 코코아를 닮은 향은 좋지만 선물 받아 마셔봤던 베트남 원두(라비타, 스타비나)에 비해 향은 다소 평범합니다. (...향의 풍성함이 정확히 가격에 비례함)
25g, 40ml 뜸 들이기, 60ml, 베트남 드리퍼로 추출했습니다. 다크 초콜릿과 구운 견과류 향이 진하게 올라옵니다. 초콜릿 풍미와 어우러진 고소한 향이 좋습니다. 맛은 진하고 씁쓸합니다. 99% 카카오 초콜릿 같은 씁쓸함과 약간의 고소함에 산미가 살짝 느껴집니다. 우유를 넣어 마시려고 진하게 뽑긴 했지만 원두 자체의 단맛이 별로 없고 쓴맛이 가장 강하게 도드라지는지라 이대로 마시긴 좀 힘듭니다.
연유+우유를 넣어서 마셨습니다. 다크 초콜릿으로 만든 코코아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단맛이 쓴맛을 잡아주면서 상대적으로 산미가 좀 더 도드라지지만 다크 초콜릿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나쁘진 않습니다. 그냥 마시나 우유에 섞어 마시나 다크 초콜릿 같은 모습이 제일 많이 보입니다. 견과류 풍미의 고소한 맛과 산미가 있긴 하지만 역시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쓴맛입니다.
연유+코코넛 크림 조합이 좀 더 맛있습니다. 기본적으론 우유 버전과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지방이 많아져서 그런지 맛이 좀더 진득하고 풍부해집니다. 우유 버전에선 살짝 아쉽게 느껴지던 견과류 풍미가 코코넛 크림 버전에선 상대적으로 훨씬 더 풍성해집니다. 크리미한 캐슈넛에 바삭하게 볶은 아몬드 껍질을 섞은 듯한 견과류 풍미가 도드라지고, 여기에 약간의 산미를 품은 다크 초콜릿 풍미가 더해집니다. 90% 카카오 초콜릿으로 두껍게 코팅한 견과류에 코코넛 플레이크 장식을 올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희석해서 아메리카노 스타일로도 마셔봤는데 라비타나 스타비나에 비해 풍미가 뒤떨어집니다. 향이 나쁜 건 아니지만 향이 다소 단순합니다. 약하게 올라오는 달콤한 향이 언뜻 바닐라나 캐러멜로 느껴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크 초콜릿 노트 하나입니다. 고소함은 보통이고 묵직한 맛과 쓴맛이 강합니다.
단순하긴 해도 시종일관 견과류가 살짝 섞인 다크 초콜릿 이미지를 온몸으로 뿜어내기 때문에 초콜릿을 좋아하는 제 입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크 초콜릿이지만 날카롭지 않고 크림을 한 방울 섞은듯한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맛은 또렷하고 강하지만 질감이나 목 넘김은 마일드하고 부드럽습니다.
로부스타가 섞인 원두라 그런지 에스프레소 머신 없이 베트남 드리퍼만 가지고도 진한 커피 원액(?)을 뽑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듭니다. 아메리카나 에스프레소를 원한다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연유와 코코넛 크림을 넣은 베트남 커피 스타일로 즐기기엔 괜찮은 것 같습니다.
+ 해당 상품은 발효 기술을 이용해서 원두를 숙성한 것일 뿐 진짜 족제비 똥 커피는 아닙니다.
아래 내용은 2024/09 하노이 여행을 하면서 베트남 위즐 커피에 대해 알아본 내용입니다.
1. 진짜 족제비 똥에서 원두를 골라내서 만드는 찐 위즐 커피는 생산량이 적어서 파는 곳도 드물고 가격도 매우 비쌉니다.
2. 예를 들어 일반 커피가 1만원, 고급 원두 + 미생물 발효 기술로 만드는 위즐커피가 10만원이라면 진짜 똥에서 걸러내는 찐 위즐은 100만원, 뭐 이런 식으로 0이 하나씩 더 붙습니다. 2024/09 하노이 여행을 하면서 찐 위즐이 아닌 그냥 위즐을 200g, 7.5만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찐 위즐은 80만원 정도....
3. 카페 촌(cà phê chồn)은 진짜 위즐이고 카페 헝촌(cà phê hương chồn)은 가짜 위즐이라고 하는 블로그를 봤는데 그냥 발효해서 만드는 위즐커피도 카페 촌이라고 써놓습니다. 레전드 커피의 백만동짜리 카페 촌도 생물학적 발효 방법을 사용한 녀석입니다.
4. 브랜드에 따라 베이스가 되는 원두는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커피 알못이기 때문에 정확한 알진 못합니다. 고급원두에 발효기술을 적용 시켜서 위즐 커피 같은 고급 커피를 만들었어! 하는 게 베트남 위즐 커피의 정체(?)인 건 어떤 브랜드든 마찬가지입니다. (찐 위즐만 다루는 브랜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제 재력과 능력에선 미지의 세계인지라 ㅋㅋㅋㅋ)
5. 진짜 똥에서 걸러내는 찐 위즐 커피는 마트나 일반적인 쇼핑몰에선 안 판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6. 찻잎이든 원두든 가격과 품질이 어느정도는 비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과 만족도가 항상 비례하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위즐이 좀 더 맛나고 향도 풍부해서 베트남 방문시 재구매 의사가 있지만 가격 차이만큼의 만족도를 체감할지 못 할지는 개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근데 베트남 갈 일이 없을것 같긴 하드아... 대만에 찻잎 사러 갈 만큼 차에 미치긴 했지만 베트남에 커피 사러 갈 만큼 커피에 미치진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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