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23년
Lavita
Premium weasel coffee
베트남 족제비 커피입니다. 사향족제비에게 커피체리를 먹여서 생산하는(from 똥) 커피라고 합니다. 제가 산 건 아니고 선물 받았습니다.
봉투를 열면 엄청 찐한 참기름+들기름 냄새를 닮은 꼬소꼬소한 향이 올라옵니다. 거기에 카카오 파우더 같은 향과 달짝한 바닐라 향이 납니다. 같이 받은 베트남 스타일 드립퍼(?)를 사용해서 커피를 내렸습니다. (12g, 100ml 정도 추출) 완성한 커피에선 꼬소한 들기름 냄새가 진동합니다. 고소하고 달짝한 향에 씁쓸한 향이 살짝 섞여있습니다. 맛을 보니 달콤합니다. 끝부분에 쓴 맛이 올라오긴 하지만 커피 자체가 매우 달짝지근한 편입니다. 달짝한 맛이 곡물에서 나오는 단맛과 바닐라에서 나오는 달콤함 그 어디쯤 같아서 바닐라향 미국 두유 + 오트 드링크 + 캐러멜라이징을 반쯤 한 설탕처럼 느껴집니다. 사실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닌데 이렇게 단맛이 강한 커피는 처음이라 꽤 놀랐습니다. 물을 부어서 희석하니 단맛이 줄어서 아쉽더라고요. 향은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시종일관 좋습니다. 고소하고, 달고,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향입니다. 견과류보단 참깨나 들깨 같은 느낌의 고소한 향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아주아주아주 연하게 추출하면 숭늉을 닮은 달짝하고 구수한 곡물향과 맛이 납니다. 개인적으론 진하게 내리는 편이 훨씬 마음에 들지만 연하게 마시는 것도 독특하고 괜찮습니다.
제가 커피 카페인에 약해서 진한 커피를 마시면 속이 좀 안 좋은데 이 녀석은 그런 불편함도 느껴지지 않아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2024/09 하노이 여행을 하면서 베트남 위즐 커피에 대해 알아본 내용입니다.
1. 진짜 족제비 똥에서 원두를 골라내서 만드는 찐 위즐 커피는 생산량이 적어서 파는 곳도 드물고 가격도 매우 비쌉니다.
2. 예를 들어 일반 커피가 1만원, 고급 원두 + 미생물 발효 기술로 만드는 위즐커피가 10만원이라면 진짜 똥에서 걸러내는 찐 위즐은 100만원, 뭐 이런 식으로 0이 하나씩 더 붙습니다. 2024/09 하노이 여행을 하면서 찐 위즐이 아닌 그냥 위즐을 200g, 7.5만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찐 위즐은 80만원 정도....
3. 카페 촌(cà phê chồn)은 진짜 위즐이고 카페 헝촌(cà phê hương chồn)은 가짜 위즐이라고 하는 블로그를 봤는데 그냥 발효해서 만드는 위즐커피도 카페 촌이라고 써놓습니다. 레전드 커피의 백만동짜리 카페 촌도 생물학적 발효 방법을 사용한 녀석입니다.
4. 브랜드에 따라 베이스가 되는 원두는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커피 알못이기 때문에 정확한 알진 못합니다. 고급원두에 발효기술을 적용 시켜서 위즐 커피 같은 고급 커피를 만들었어! 하는 게 베트남 위즐 커피의 정체(?)인 건 어떤 브랜드든 마찬가지입니다. (찐 위즐만 다루는 브랜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제 재력과 능력에선 미지의 세계인지라 ㅋㅋㅋㅋ)
5. 진짜 똥에서 걸러내는 찐 위즐 커피는 마트나 일반적인 쇼핑몰에선 안 판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6. 찻잎이든 원두든 가격과 품질이 어느정도는 비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과 만족도가 항상 비례하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위즐이 좀 더 맛나고 향도 풍부해서 베트남 방문시 재구매 의사가 있지만 가격 차이만큼의 만족도를 체감할지 못 할지는 개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근데 베트남 갈 일이 없을것 같긴 하드아... 대만에 찻잎 사러 갈 만큼 차에 미치긴 했지만 베트남에 커피 사러 갈 만큼 커피에 미치진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