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20년
Justea
Little berry hibiscus
히비스커스는 진짜 Little 조금만 들어간 것 같습니다. 베리 히비스커스 씨 댁에 왔는데 주인은 없고 왕왕학학거리며 좋다고 날뛰는 강아지 루이(루이보스)만 있는 느낌이랄까요. 예상치 못한 루이의 등장이 당황스럽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제법 괜찮습니다. 루이보스 특유의 냄새가 있긴 하지만 달짝한 냄새가 진한 편이고 산뜻한 레몬그라스와 기타 부재료들이 뿜어내는 찐뜩하고 달콤한 향이 좋습니다.
찻물에서도 여전히 루이보스 향이 두드러집니다. 새콤달콤산뜻한 향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히비스커스 블렌딩이라기보단 루이보스 블렌딩에 더 가까운 분위기입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루이 등짝에 달려 있던 지퍼가 열리면서 베리 히비스커스 씨가 등장합니다. 히비스커스 씨는 루이보스 인형탈을 쓰고 계셨던 겁니다! 인형탈을 벗은 리틀 히비스커스 베리는 꽤나 새콤찌릿합니다. 쨍한 새콤함이 입안 가득 퍼지고 루이보스에서 나오는 약간의 달달함이 날카로운 신맛을 살짝 눌러줍니다. 레몬그라스의 산뜻깔끔한 마무리가 마음에 들지만 레몬그라스 특유의 미끄덩한 느낌 때문에 호불호는 조금 갈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아로마틱하게 느껴져서 좋았지만요.
이름에 베리가 들어가긴 하지만 건엽에서 살짝 나던 달짝한 향 외엔 베리를 떠올릴만한 포인트가 별로 없습니다. 차라리 베리 대신 크랜베리나 tart란 단어를 써놓은 게 더 직관적일 것 같습니다. 향에선 루이보스가 메인, 맛에선 히비스커스가 메인인 녀석이라 그런지 핫티보단 아이스티가 더 맛나게 느껴집니다. 요즘같이 더워서 축축 늘어지는 날씨에 아주아주 차갑게 만들어서 들이키기 좋습니다. (더블쿨링 급랭 or 미리 침출한뒤 아이스컵에 서빙, 침출은 냉침이나 상온침보단 정석대로 뜨거운 물에 우리는 게 나음)
참고로 저스티는 케냐 퍼플티를 미는 브랜드지만 이 녀석은 퍼플티가 안 들어간 그냥 인퓨전 블렌딩입니다. 퍼플티가 별로 맛있는 편이 아닌지라 제 입엔 이런 인퓨전이 훨씬 낫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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