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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ern boy teas - Date nut bread (서던 보이 티 - 대이트 넛 브레드)

조이드 2021. 3. 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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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15년

 

 

 

Southern boy teas
Date nut bread

건엽향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추야자가 뭔지 모르는 건 아니지만 date nut bread라는 빵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에 이 차의 가향을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보자면 일단 nut이랑 bread는 잠시 외출 중이고 date라고 주장하는 향이 나긴 하는데 제가 알고 있는 말린 대추야자 향과는 조금 다른 향이 납니다. 찐득한 달콤함과 끈적거림이 느껴지는 말린 대추야자 향에 뭔가 더 시큼 상큼한 향이 더해져 있습니다. 마치 건포도나 건자두의 상큼함을 더했다고나 할까요? 살짝 억지로 끼워 맞춰 보자면 과발효된 이스트 빵의 시큼함(....)이나 말린 대추야자를 불릴 때 썼을법한 술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구글링 해보니 date nut bread는 발효빵이 아니라 그냥 퀵 브레드라고 합니다ㅋㅋㅋㅋ

 

구글링으로 date nut bread의 레시피를 찾아보고 대충 맛과 향을 상상해 보면서 차 우릴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아이스티 전용으로 나온 브랜드인지라 홍차, 녹차, 백차의 경우 패닝&더스트 급의 찻잎이 들어 있지만 이건 베이스가 허니부쉬라 그런지 티백으로 나오는 것보다는 입자가 크고 루스티로 나오는 것보다는 입자가 작은 편이었습니다. 


2.5g, 250ml, 5분, 핫티


찻물에서는 건엽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향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건엽에서 느껴지던 시큼 상큼함은 확 줄고 그 대신 진득한 단내가 풀풀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달콤한 향 뒤로 고소한 빵 냄새가 납니다. 솔직히 단번에 '빵이다!'라고 느껴지는 향은 아닙니다. 냄새만 맡으면 익은 밀가루(...) 같은 냄새인데 찻물을 한 모금 마셔보니 빵 냄새로 느껴집니다. 귀족가의 제빵사가 버터와 계란을 듬뿍 넣고 고소한 향이 풀풀 풍기게 구워낸 예쁜 브리오슈 같은 빵은 아니고, 삶이 바쁜 농부의 아내가 남편의 생일을 맞아서 평소보다 좀 신경 쓴다고 만들어 본 아침식사용 빵 같은 느낌입니다. 바닐라, 우유, 버터 향이 없는데도 묘하게 빵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여전히 nut의 행방은 찾기 힘들고(구글링으로 찾아본 레시피들을 보니 주로 호두를 쓴다고 합니다.) '차 이름을 보지 않고 마셨더라도 빵 냄새로 느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

 

뭐.. 아무렴 어때요. 빵이든 뭐든 상관없습니다. 이 차 맛있으니까요. 허니부쉬 베이스의 차를 많이 마셔보지 못했지만 마셔본 것들 중에선 이 차가 제일 맛있는 허니 부쉬 베이스 차였거든요. 베이스가 굉장히 진하고 깊게 우러나서 구수한 데다 향기와 맛의 조화도 아주 좋아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