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15년
Fauchon
Oolong caramel beurre & salé
건엽향은 정말 최강입니다. 버터와 생크림에 설탕을 넣고 캐러멜라이징 할 때 나는 냄새가 납니다. 캐러멜이지만 크림 비율이 더 높아서 달콤보다는 고소한 느낌이 강합니다. 우유 생크림은 꺼져 나는 겁나 맛있는 버터 크림이야!! 라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장식으로 사용한 날 잡아잡숴 하는 요망한 자태의 흰나비는 옛날 쇼트닝 크림 케이크에 장식으로 올라가는 딱딱하고 맛없는 장미꽃과 비슷한 식감이지만 달고 버터 버터 해서 맛은 훨씬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향이 나서 우리기 전부터 아주 신이 났습니다.
찻물은 서양식으로 준비했습니다. 찻물향에서도 가향이 대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롱향이 아주 조금 나긴 납니다. 한 모금 마시고 난 뒤 든 생각은 조금 느끼하다는 것... 혀가 코팅 되는것 같은 묘한 기름기가 느껴졌습니다. 향이 워낙 마음에 들어서 느끼함을 용서할 수 있었지만 느끼한 향과 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안 맞을 것 같습니다. 우롱맛은 튀지 않고 가향에 버무려져 적당히 서포트를 해주는 정도입니다. 소금은 꼭꼭 숨어 있다가 마지막쯤 되어서 나오는데 적당히 감칠맛을 돋궈 주는 역할을 합니다.
재탕은 물양을 조금 줄여서 했습니다. 첫 탕도 수색이 맑고 깨끗한 편은 아니었지만 재탕은 나비와 캐러멜 조각이 다 녹아들어서 한층 더 뿌연 수색이 되어버립니다. 그래도 맛은 첫 탕 보다 깔끔해지고 우롱 맛도 더 납니다. 향은 버터보단 캬라멜 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여전히 매혹적입니다. 개인적으론 재탕이 좀 더 맛있었습니다.
이 차는 차맛 보다는 매우 버터 버터하고 고소한 캐러멜 가향 비중이 큰 녀석인 데다 다구를 세제로 세척해야 할 듯 한 느끼함을 동반한 녀석이라 호불호가 매우 갈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아주 맛있게 마셨습니다. 꽁뜨와... 머시기라는 이름 긴 프랑스 브랜드에서(소문으론 포숑티 제조 업체라던데) 이것과 비슷한 블렌딩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하기 힘든 포숑 한정판 대신 구매해서 둘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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