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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16년
Fauchon
Tea for two
건엽에선 진한 꿀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아주 찐득찐득하고 무거운 꿀향은 아니고 꽃과 과일을 위에 꿀을 잔뜩 뿌린듯한 산뜻하고 달콤한 향입니다. 각자의 매력을 뽐내던 꿀, 과일, 꽃 향이 찻물에선 꿀 대장님 아래 하나로 모인듯한 느낌이 듭니다. 꿀을 뿌려 두었던 꽃과 과일에서 꽃과 과일 꿀향이 담긴 즙이 흘러나온 느낌입니다. 향이 좀 약해지긴 했지만 좀 더 조화로워졌습니다.
맛은 단맛을 뺀 향기로운 꿀차 같은 맛입니다. 달콤 시원한 느낌이긴 하지만 다소 심심한 베이스를 가향으로 커버해 주고 있습니다. 사실 진짜 꿀을 탄 꿀물차는 무겁고 달아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차는 달달하지만 가볍고 시원해서 참 맛있게 마셨습니다. 이 가볍고 시원한 맛이 어디서 오는 건지 상당히 궁금했는데(실론이라 하기엔 그 느낌이 너무 다름) 엽저를 뒤져보고 홍녹 베이스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홍차만 썼으면 너무 무겁게 나오거나 너무 가벼워서 맹탕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홍녹을 써서 균형을 잘 맞춘 것 같습니다.
진하게 마시는 걸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차는 살짝 식힌 물로 연하게 (90도, 3분 이내) 마시는 게 맛있었습니다. 진하게 우리면 수렴성도 심하고 맛도 약간 떨어지는 걸로 봐서 홍차보다 녹차의 영향력이 더 큰 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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