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가향

Dilmah - Caramel (딜마 - 캐러멜)

조이드 2024. 5. 1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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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15년

Dilmah

Caramel, TB

 

찻물에선 은은한 캐러멜 향이 납니다. 진득한 단내라든가 느끼하고 크림 같은 느낌이 전혀 없는 가벼운 캐러멜 향입니다. 어딘지 모르게 산뜻한 느낌이라 이런 캐러멜이 실제로 있다면 이에 안 붙고 솜사탕 녹듯 사라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절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칼로리도 제로일 것 같은 가벼운 캐러멜 냄새입니다.

 

처음 딜마를 마셨을때 실론티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제 멋대로 우려서 '엄청 쓰고 맛없는 이상한 차'라고 평했었는데(그리고 몇 년간 브랜드 자체를 피했음) 제대로 예열하고 시간을 맞춰서 우려주니 참 맛있습니다. 아주 깊지만 매우 투명해서 바닥까지 다 보이는 달콤한 옹달샘물 같은 맛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해외 가격 기준) 트와이닝의 오렌지 페코 실론이나 아크바의 실론과 비교해도 딜마가 더 진하면서 맑습니다. 고기 국물로 치자면 트와이닝은 그냥 고기 국물, 아크바는 야생동물 고기를 섞어서 끓인 고기 국물, 딜마는 고기를 엄청 넣고 푹 끓인 뒤 기름기랑 거품 찌꺼기를 싹 걷어낸 국물 같습니다.

 

영국식 밀크티로도 마셔봤는데 이것도 맛납니다. 우유를 넣어주니 캐러멜 느낌이 확 살아납니다. 밀크캐러멜 향이 폴폴 나는 적당히 고소하고 깔끔한 맛의 밀크티가 나옵니다. 아쌈으로 우린 밀크티보다 깊은 맛은 떨어져도, 실론&티백인데 이 정도 깊이감 있는 맛을 보여준다는 건 칭찬받을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실론티로 영국식 밀크티를 만들어 마신 게 상달프의 바닐라밖에 없긴 하지만(애초에 밀크티를 잘 안 마심) 확실히 상달프보단 훨씬 진하고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