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20년
Lupicia
Marron Glacé
설탕 아이싱 같은 달디단 냄새를 필두로 살짝 태운 캐러멜과 초콜릿이 연상되는 달콤 쌉쌀한 밤향이 납니다. 크림+몽블랑 느낌이었던 루피시아의 가을 한정차 체스넛과는 완전히 다른 향입니다. 믈레즈나의 체스넛과 살짝 비슷하긴 하지만 살~짝 비슷하기만 할 뿐 마롱 글라세는 설탕 코팅을 도톰하게 입혀서 구워낸 듯한 느낌이라 단향이 엄청나게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어쩐지 모를 화려한 향도 있습니다. 단향 3 : 밤향 1 : 알 수 없는 화려함(?) 1 정도의 비율이랄까요.
7g, 300ml, 2분30초로 우렸습니다. 단향은 한풀 꺾이고 고소하고 쌉쌀한 밤향이 올라옵니다. 사실 단향이 확 꺾였다기보다는 고소함이 강해지고 휘발성의 술향기 같은 것이 더해져서 단향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화려함의 근원은 술향인 것 같습니다. 찻물에서의 향은 단향 1.5 : 밤향 1.5 : 화려함 2 정도의 비율입니다.
마셔보면 쌉쌀한 밤 속껍질 맛이 입안에 퍼지고 시원한 맛이 화악 퍼집니다. 홍+녹 베이스라서 그런지 맛은 맑고 가벼운 편인데 향은 무지하게 휘황찬란합니다.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휘황찬란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저 그런놈이긴 하지만(순수하게 맛으로만 따진다면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더 나은..) 개인적으로는 넘나리 맛있었습니다. 이런 화려한 밤가향이라니, 루피시아 말고 누가 이런 짓을 하겠어요? 맛이 진한 편이 아니라 밀크티보다는 스트레이트가 훨씬 맛있지만 향이 워낙 진하고 화려하다 보니 우유 종류와 양을 적당히 조절해서 향은 그대로 살리고 부드러움만 추가해주는 정도는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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