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블렌디드

Typhoo - English breakfast (타이푸 -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조이드 2025. 4. 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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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24년

Typhoo
English breakfast, TB

 

마른 티백에선 달콤한 향이 순간적으로 튀어나오지만 이내 잠잠해집니다. 쌉쌀한 풀내를 중심으로 꼬릿한 달콤함이 섞여서 올라옵니다. 담뱃잎 같은 느낌도 살짝 있긴 하지만 달콤함과 몰트함으로 잘 덮어놨습니다. 미미하지만 비릿한 감칠맛이 나는 다시마를 닮은 냄새가 살짝 나는 것이 독특합니다. 종이 필터 냄새가 있는 편이지만 차향이 필터 냄새를 뚫고 나오기 때문에 문제 될 건 없어 보입니다. 티꽁없는 벌크타입 티백이지만 은박 포장에 싸여 있어서 보관 상태도 나쁘지 않습니다. 

 

2TB, 400ml, 4분, 오호라 요놈 보게, 별 기대 없이 마셨는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몰티함과 신선한 풀향이 함께 몰아치면서 향기로움과 개운함을 선사합니다. 달콤함이 줄줄 흘러넘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은근하고 뭉근한 단향이 살아 있고 풀향기는 매우 신선하고 향기롭게 느껴집니다. 충만한 바디감에 아주 약간의 쓴맛과 수렴성을 보이지만 제 입에 이 정도 쓴맛과 수렴성은 입맛을 당기는 감칠맛의 영역일 뿐입니다. 식어도 맛이나 향에 큰 변화 없이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편입니다. 가격대비 품질이 매우 괜찮습니다. 단맛이 아주 강하다거나 향기가 호화로운 녀석은 아니지만 아침차의 정석다운 모습은 다 갖췄습니다. 평범한 집안 출신에 과외도 학원도 안 다니지만 잉블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 먹는 성격 온순한 모범생 같은 녀석입니다.

 

티코지를 씌워 남겨놨던 찻물에 우유를 부어서 영국식 밀크티로 마셔봤습니다. 베이스가 좋기 때문에 우유는 쓴맛을 잡고 부드러움을 추가하는 정도로만 소량 첨가했습니다. 결과물은 입에 쫩쫩 붙는 감칠맛이 풍부한 밀크티. 향기도 상당히 좋은 편으로 보통의 밀크티에서 기대하는 특유의 향이 고대로 올라옵니다. 역시 모범생입니다. 애초에 잡맛이 없기 때문에 설탕으로 잡맛을 죽일 필요가 전혀 없지만 원한다면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크림을 넣어 풍부함과 진득함을 더 살려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우유만 넣어서 마시는 걸 선호하는 제 입맛엔 우유만 살짝 넣어서 마시는 게 가장 베스트였습니다. 

 

밀크티용 홍차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밀크티용으로만 소비하기엔 아까운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이 가격에 이 정도로 맛난 잉블이 쉬운 게 아니거든요. (홈플러스에서 2천원인가 3천원에 구매) 언제 단종(수입 정지) 될지 모르니 있을 때 사두는 걸 추천합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착색이 좀 더 잘 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다구 관리 잘하고 양치질 잘하면 해결되는 문제라 개인적으론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