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시기 : 2016년
Altdif
서울의 달 그레이, TB
눈길을 사로잡는 패키지를 가진 브랜드 알디프의 서울의 달 그레이입니다. 사실 전 낭만과 감성을 버린 사람인지라 이렇게 공 들인(=돈 들인) 개별포장 같은 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실버팟이나 루피시아같은 차광, 밀폐되는 은박 봉투 포장을 선호하죠. 그래도 알디프의 포장은 심미성만 강조한 티포르테에 비해 실용적이라 점수를 조금 더 주고 싶습니다. (1. 변질을 방지하는 이중 포장, 2. 티백 트레이로 변신)
제주 녹차, 오렌지 슬라이스, 감귤향 블렌딩이라는데 건엽에선 귤보단 오렌지+자몽이 연상되는 향이 느껴집니다. 보ㅎ의 텐저린 얼보다는 루피시아의 그레이프 후르츠 그린에 가까운 시트러스 향이 납니다. 가향이 매우 여린 편인데 녹차 자체에서 나는 싱그러운 향이 가향을 살짝 보완해 줍니다. 우려내고 나면 가향은 더욱 여려져서 녹차향에 시트러스 향이 아주 조금 섞인 정도로만 느껴진다. 그래도 입에 들어가고나면 감귤향과 맛이 조금 더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은은하긴 하지만 부들한 녹차맛에 녹아든 감귤 맛이 참 맛있습니다. 루피시아에도 만다린 오렌지 그린라는 귤향을 입힌 녹차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루피시아보다 알디프 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루피시아가 물 먹은 귤이라면 알디프는 녹차 먹은 귤이랄까요.
가향이 아주 여리고 약해서 살짝 아쉽지만 밸런스가 괜찮아서 맛있게 마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향을 살짝만 더 하고 잎차 리필백을 내줬으면 내 사랑 루피시아 자몽 녹차에 이별을 고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이 시음기 작성 당시엔 트라이앵글 형태의 티백 제품밖에 없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평범하게 생긴 티백 제품도 나오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