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롱차/가향

Stash - White peach wuyi oolong (스태쉬 - 화이트 피치 우이 우롱)

조이드 2024. 1. 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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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16년

Stash

White peach wuyi oolong tea, TB

 

마른 티백에선 백도라고 하기엔 애매한 새콤달콤한 과일향이 납니다. 흔하게 사용하는 복숭아 향에 달콤한 과즙 느낌이 더해진 향이지만 일본 브랜드에서 느낄 수 있는 백도가향과는 거리가 멉니다. 뭔가 분말주스 같은 느낌의 복숭아 향인데 이 분말주스 같은 느낌이 참 미국 스럽고 참 스태쉬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몬그라스 향도 제법 나는 편이라 이국적인 느낌도 약간 있습니다.


1TB, 200ml, 10시간 냉침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기대하던 백도향은 찻물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넌 대체 무슨 과일이니? 싶은 알쏭달쏭한 향이 납니다. 단향이 진득하게 올라오면서 푹익은 과일의 향긋한 구린내(....)도 나고, 가볍고 상쾌한 레몬 그라스 향도 나고, 캔 우롱차 냄새도 나고 상당히 복잡한 인상입니다. 맛은 캔우롱차 같은 맛에 산뜻한 단미가 느껴집니다. 끝부분에 살짝 정로환스러운 느낌도 있습니다. 냉침이 적당한 침출법이 아닌지 전제적으로 애매한 향과 맛입니다.

 

그래서 2라운드는 급랭에 도전했습니다. 2TB, 200ml, 3분, 얼음 넣어서 총 400ml, 급랭이다보니 가향은 차분해지고 맛은 진해집니다. 덕분에 한결 자연스럽고 먹음직스러운 과일향으로 느껴집니다. 그래도 여전히 백도라고 하기엔 힘든 향입니다. 우롱차의 특성이 잘 살아 있는 맛이라고 하긴 힘들지만 향과 어우러져서 달고 시원하게 들이켜기엔 좋았습니다. 냉침에 비해 훨씬 조화롭고 맛있습니다. 

 

비글로우의 아시안페어도 그렇고 미국놈들이 만드는 동아시아 과일 가향은 기대치를 낮추고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차는 급랭이 그나마 괜찮아서 원만한 합의가 가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