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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K producing co. ltd - Black grass jelly (블랙 그래스 젤리, 선초 젤리, 차오꾸어이, 스엉사오)

조이드 2026. 3. 2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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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25년

3K producing co. ltd
Black grass jelly

 

영어로는 블랙 그래스 젤리(Black grass jelly), 태국어로는 차오꾸어이(เฉาก๊วย), 베트남어로는 스엉사오(sương sáo)라고 불리는 선초 젤리를 만드는 파우더입니다. 민트과에 속한 선초(Chinese mesona, Platostoma palustre)라는 식물을 이용해서 만드는 젤리입니다. 젤리라곤 하지만 개인적으론 묵에 더 가까운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얘만 놓고 보면 씁쓸한 맛 밖에 안 나기 때문에 달콤한 음료나 소스를 곁들여서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품을 열어보면 선초 젤리 파우더와 설탕, 바나나 오일이 들어 있습니다. 설탕의 용도는 짐작 가지만 바나나 오일은 어디에다 쓰라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설명서에도 안 쓰여 있고 (베트남에서 구입하긴 했지만) 베트남 스타일 취식법도 모르거든요. 결국 바나나 오일은 버렸습니다(...) 참고로 그릇에 발라서 코팅하는 용도는 아닙니다. (유리 용기 기준) 오일 안 발라도 잘 떨어지기 때문에 굳이 그릇에 기름칠해 줄 필요 없습니다.

 

가루에선 스모키 + 초록 바나나 껍질 풋내 + 바나나를 발효한 듯한 달짝함이 아주 약간 섞인 시큼한 향이 납니다. 아세트산 실리콘에 훈제햄을 곁들인 것 같은 독특한 냄새입니다. 시큼한 냄새도 이상하고(보존제로 비타민 C라도 넣은 건가) 바나나 향이 나는 것도 이상합니다. (포장 비닐이 바나나 향을 흡수한 것인가) 냄새가 너무나도 불길했지만 일단 설명서 대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가루를 물에 풀고 나면 스모키향이 실린 말린 표고버섯 + 풀을 다린 냄새 + 크림수프 가루 냄새 같은 감칠맛 나는 냄새가 올라옵니다. 신 냄새와 바나나 냄새가 사라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루 한 봉지 + 물 200ml = 1번 혼합물) 냄비에 물 800ml를 넣고 끓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제일 약하게 줄입니다. 1번 혼합물을 냄비에 천천히 흘려 넣으면서 (동시에, 양손 플레이 필수) 끓는 물과 1번을 거품기로 열심히 섞어 줍니다. 정말 열심히 저어줘야 덩어리 지지 않고 매끈하게 나옵니다. 묵을 쑨다는 마음으로 미친 듯이 저어줍시다. 매끈한 풀죽처럼 섞였다면 불을 끄고 식힘 그릇에 옮겨 담습니다. 전분이 많이 들어가서 매우 빠르게 굳기 때문에 식힘 그릇으로 옮길 때도 신속함이 생명입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엄청 울퉁불퉁해집니다. 그릇으로 옮기고 난 뒤엔 바닥을 탕탕 쳐서 기포를 최대한 빼줍니다. 기포가 많이 생기면 선지 같은 비주얼이 됩니다. 제대로 만들었다면 매우 부드러운 묵 식감의 젤리가 나옵니다. 

식힘 그릇에 옮겨 담을 때 서두르지 않으면 오른쪽 처럼 울퉁불퉁하게 됩니다.

 

스모키함이 실린 말린 표고버섯향 + 약초를 푹푹 달인 향 + 씁쓸한 풀 맛에 탄력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묵 같은 식감을 보여줍니다.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지 않는 제 입맛엔 딱이지만 타피오카 펄이나 gummy 같은 식감을 기대했다면 무척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식감을 제쳐두더라도 향과 맛이 한국에선 흔치 않은 독특한 타입입니다. 

 

앞서 말했듯 쓴맛이 나는 녀석이기 때문에 달콤한 음료나 시럽에 넣어서 먹습니다. 냉장고에 넣어서 차갑게 한 뒤 적당히 잘라서 좋아하는 음료 or 시럽에 넣어서 먹으면 됩니다. 쓴 맛이 싫다면 작게 자르는 것을 추천하지만 너무 작게 자르는 경우 마실 때 식도로 젤리가 확 넘어가서 켁켁 거리는 경우가 있으니 어린이나 노인들에겐 주의가 필요합니다. 근데 어차피 애들은 이거 써서 안 먹을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식은 두유에 넣는 싱가포르 스타일과 우유에 넣는 태국 스타일입니다. 이번엔 태국 스타일로(차오꾸어이 놈쏫, เฉาก๊วยนมสด) 만들어 마셨습니다. 제 레시피는 우유 250ml + 유크림 100ml(유지방 18% 커피크림 사용) + 연유 한 스푼을 넣고 마지막 당도는 equal로 조정합니다. 유크림은 기호에 따라 양을 조절하더라도 가급적이면 넣는 걸 추천합니다. 취향에만 맞는다면 유크림 대신 카네이션 밀크도 괜찮습니다. 평소에는 이대로 먹지만 사진 찍으려고 버터플라이피도 넣어줬습니다. 버터플라이피 우린 물을 넣으면 파란색 그라데이션, 살라카 시럽(Snake fruit 향이 들어간 빨간 시럽, 놈옌นมเย็น 만들 때 씁니다.) 넣으면 빨간 그라데이션이 나옵니다. 참고로 이렇게 마시면 포만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밥 먹고 마시기보단 밥 대신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하게 흑설탕과 레몬즙을 1:1로 섞은 레몬시럽에 재워 먹어도 괜찮습니다. 산뜻달콤하고 씁쓰레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젤리와 레몬 모두 쓴맛이 어느 정도 있는 녀석들이기 때문에 당도는 평소 본인 취향보다 세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흑설탕은 알룰로스로 대체 가능하며, 아예 레몬즙을 빼고 흑설탕만 뿌려서 먹어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