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가향

Lupicia - Rosso amore (루피시아 - 로쏘 아모르, 로쏘 아모레)

조이드 2025. 5. 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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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기 : 2025년

Lupicia
Rosso amore 

 

루피시아 히로시마 한정 로쏘 아모르(로쏘 아모레)입니다. 

 

베리가 약간 섞인 체리 필링을 듬뿍 얹은 타르트 같은 향이 납니다. 체리 필링 파트는 아세로라와 꿀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새콤달짝향긋합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통통 튀는 느낌이 아닌 부드럽고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과일이 아니라 베이커리 가향이란 느낌, 밀크 쿠키 냄새 같은 달짝 고소한 향이 베이커리 느낌을 내는데 한몫합니다. 

 

5g, 300ml, 2분 15초, 베트남엽의 꾸리꾸리한 향이 치고 나옵니다. 욕이 나오기 직전 가향과 인도엽이 사태를 수습하러 나섭니다. 체리베리+사쿠람보 가향과 축축한 낙엽 느낌의 달큰한 인도엽 향기 덕분에 망작은 면했습니다. 허나 명작은 아니고 그냥 평작, 킬링 타임용입니다. 베이스는 적당한 바디감을 가진 시원하고 맑은 계열이지만 향 덕분에 매우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밀크쿠키 느낌은 확 줄었지만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전체적으론 무난하고 괜찮지만 끝맛이 조금 텁텁하고 베트남엽이 골룸처럼 까궁을 시전해서 마무리가 안 좋습니다. 

 

그냥 그럭저럭 괜찮은 베리류 가향 홍차란 인상입니다. 약간의 사쿠람보 향이 악센트로 작용하긴 하지만 사쿠람보의 향긋하고 통통 튀는 독특한 매력이 돋보이진 않습니다. 체리파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하긴 하지만 사쿠람보라는 과일의 매력은 놓친 느낌이랄까요. 파이지 위에 생과일 토핑을 올린 체리 타르트가 아닌 반죽에 말린 체리를 섞어서 구워낸 구움 과자 분위기가 좀 더 강합니다. 

 

밀크티로 추천이라길래 영국식 밀크티로도 마셔봤지만 제 입엔 그냥 그렇습니다. 베이스가 시원하고 맑은 계열이라 그런지 매우 가벼운 밀크티가 나오는데 별로 맛이 없습니다. 가벼운 밀크티라서 맛 없는게 아니고 그냥 맛이 없습니다. 차가 우유에 묻혀 버리는 상황에서 그나마 살아남는 게 인도엽이 아닌 베트남엽이라 맛이 없는 걸까요. 우유의 버프를 받아 조금 고소해지긴 했어도 특유의 구리구리하고 싸한 분위기를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골룸(베트남엽)이랑 프로도(인도엽)가 운명의 산에서 싸우다 골룸이 이기고 프로도가 용암에 처박히는 결말을 보는 기분입니다. 이대로는 힘들고 설탕의 힘이 좀 필요한 녀석입니다. 설탕을 넣으면 당절임 베리류를 넣은 쿠키 같은 느낌에 한 발짝 다가갑니다. 하지만 베리가 섞인 쿠키를 안 좋아해서 그런지 제 입엔 여전히 별로입니다.

 

야마가타 한정 하나가사가 명작이었던지라 사쿠람보와 베트남엽(+인도엽)이란 요소를 공유하는 이 녀석에겐 실망이 큽니다. 제 기준 스트레이트 핫티는 평작, 밀크티는 망작에 좀 더 가깝습니다.